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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 때도 없는 복통과 설사...과민성 대장증후군, 완치 가능할까? [인터뷰]
배가 자주 아프고 설사나 변비가 반복되지만, 내시경이나 혈액검사 등에서 별다른 이상 소견이 없다면 '과민성 대장증후군(ibs)'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국내에서 매년 약 150만 명이 겪는 흔한 기능성 위장 질환으로, 직장인이나 수험생 등 만성 스트레스에 노출된 집단에서 자주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증상이 악화되면 단순한 복부 불편감을 넘어 일상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가볍게 넘기지 말고 적극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과 전문의 김영집 원장(365장곡편한내과)의 도움말을 바탕으로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원인과 증상 및 관리법을 자세히 살펴본다.
q. 현대인의 고질병으로 자리 잡고 있는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어떤 질환인가요?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비교적 흔한 기능성 장 질환으로, 뚜렷한 기저 질환 없이 복통이나 복부 팽만감, 설사, 변비 등의 증상이 반복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최근 3개월 중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이상 복통이 나타나면서 △배변 횟수 변화 △배변 형태 변화 △배변과 관련된 증상 중 두 가지 이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 과민성 대장증후군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q.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발생 원인은 무엇인가요?
명확한 단일 원인은 없지만, 여러 가지 기전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첫째는 위장관 운동의 변화입니다. ibs 환자의 경우 음식 섭취 시 장의 연동운동이 지나치게 강하거나 오래 지속되어 팽창·수축 반응이 과도하게 일어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둘째는 내장 과민성입니다. 임상에서 대장 내시경을 시행하다 보면, 같은 검사라도 환자에 따라 공기 주입이나 내시경 삽입에 과도한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내장 감각의 민감성 차이로 볼 수 있습니다.
셋째는 유전적 요인입니다. 가족력과의 연관성은 명확하진 않지만, ibs 환자 가족에게서 같은 질환이 발견되는 비율이 더 높은 편입니다.
넷째는 심리적 요인입니다. 뇌와 장은 신경전달물질을 통해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스트레스, 불안, 우울 등 심리적 요인이 장 증상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다섯째는 장내 세균총의 불균형입니다. 유전적 요인이나 식습관 변화로 장내 유익균과 유해균의 균형이 무너지면 가스 생성과 염증 반응이 유발되고, ibs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세균이 거의 없는 소장에서 비정상적으로 세균이 증식할 경우에도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q.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과민성 대장후군은 주로 약물치료를 시행합니다. 변의 부피를 늘려주는 완하제를 사용할 수 있으며, 설사형에는 지사제, 복부 불편감이나 복통에는 진경제 등이 사용됩니다. 필요시 생균제나 비흡수성 항생제, 항우울제 등을 복합적으로 처방하기도 합니다.
q. 유산균 복용은 과민성 대장증후군 환자에게 도움이 될까요?
네, 도움이 됩니다. 유산균은 장내 정상 세균총의 균형을 회복시키고, 비정상적인 발효와 가스 생성을 줄여 과민성 대장증후군 증상을 완화하는 데 효과가 있습니다. 다만 특정 균주의 효과는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한 가지 균주보다는 여러 균주가 혼합된 제품을 섭취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q. 과민성 대장증후군 환자들은 식사 후에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특히 피해야 할 음식이 있을까요?
대표적으로 '포드맵(fodmap)' 성분이 많은 음식을 피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포드맵은 장내 세균에 의해 발효되는 탄수화물(올리고당, 이당류, 단당류, 폴리올 등)로, 대장에서 가스 생성과 수분 증가를 유발합니다. 예를 들어, 쌀은 가스를 적게 발생시키지만 보리는 많이 발생시킵니다. 과일의 경우 오렌지, 딸기, 포도 등은 비교적 안전하지만, 사과, 배, 복숭아 등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q.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완치가 가능한 질환인가요?
완치보다는 증상 개선 및 조절이라는 개념이 더 적합합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경향이 있어, 증상이 나아졌다고 해도 다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후가 나쁜 질환은 아니며, 관리가 잘 되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과민성 대장증후군 개선을 위해 환자들이 일상에서 실천해야 할 생활습관이 있다면요?우선 고섬유질 식이가 중요합니다. 가공식품, 고지방 음식은 피하고, 규칙적인 식사와 과식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개인에게 증상을 유발하는 음식이나 식재료가 있다면 이를 식사 일지에 기록하여 피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포드맵 성분 중 어떤 음식이 본인에게 영향을 주는지 파악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평소에 스트레스를 줄이고,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과민성 대장증후군 예방에 효과적입니다. 생활습관을 잘 관리하면 충분히 증상 예방과 완화가 가능합니다.
다만, 배변 후에도 복통이 호전되지 않거나 점점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 발열이나 체중 감소 등 다른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단순한 과민성 대장증후군으로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과 전문의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획 = 김지연 건강 전문 아나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