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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걷는 사람, 암 위험 크게 줄어…폐암 발생률 53% 낮아져
홍콩대·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공동 연구, 영국·홍콩인 43만 명 분석
빠르게 걷는 사람, 일반인보다 암 발생 위험 13~45% 낮아
염증 및 지질대사 개선이 암 위험 감소의 부분적 원인으로 작용
빠르게 걷는 사람일수록 암에 걸릴 위험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홍콩대학교 리카싱 의과대학 약리학 및 약학과의 칭-렁 청(ching-lung cheung) 박사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와 홍콩 골다공증 연구(hkos)에 참여한 43만 1,598명을 대상으로 걷기 속도와 암 발병 간의 관계를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걷기라는 일상적인 활동이 단순한 운동 효과를 넘어서 신체 건강 지표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전향적 코호트(prospective cohort) 연구 방식을 사용했다. 영국 바이오뱅크 참가자 43만 1,598명은 걷기 속도를 '느린 걸음(slow)', '보통(average)', '활기찬 걸음(brisk)'으로 선택해 보고했고, 홍콩 골다공증 연구 참가자 1,311명은 6m 걷기 테스트를 통해 실제 걷기 속도를 측정했다. 두 그룹 모두 전자 건강 기록을 통해 암 진단 여부를 확인하며 각각 10.9년, 6.9년의 추적 관찰이 이루어졌다.
연구 결과, 활기차게 걷는 사람은 느리게 걷는 사람보다 모든 암 발생 위험이 13% 낮았다. 이는 신체 활동 수준, 신체 질량 지수(bmi) 등 여러 요인을 조정한 후에도 유의미했다. 특히 폐암의 경우, 활기찬 걸음이 발병 위험을 53% 낮추는 것과 관련이 있었다. 또한 홍콩 연구 참가자 중 걷기 속도가 1.0m/s 이상인 사람들은 1.0m/s 미만인 사람들에 비해 모든 암 발병 위험이 45% 낮았다.
이번 연구는 걷기 속도가 암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 가장 큰 규모의 연구다. 연구팀은 걷기 속도와 암 위험 감소 사이의 연관성이 부분적으로는 염증(c-반응성 단백질, 백혈구 수치)과 지질 대사(총 콜레스테롤, ldl 콜레스테롤) 개선에 의해 매개된다고 밝혔다. 특히 걷는 속도가 느린 사람은 염증과 대사 이상 등 전신 기능 저하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이러한 상태가 암 발생 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걷기 속도는 조기 건강 이상을 알려주는 신체 지표로도 주목된다.
칭-렁 청(ching-lung cheung) 박사는 "이번 연구는 걷기의 건강 효과가 단순히 '얼마나 많이 걷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빠르게 걷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며 "앞으로는 사람들이 목적의식 있게, 활기차게 걷도록 공중보건 차원에서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walking speed and risk of cancer in two prospective cohort studies: 두 개의 전향적 코호트를 통한 걷기 속도와 암 위험의 관계)는 지난 3월 '악액질, 근감소증 그리고 근육 저널(journal of cachexia, sarcopenia and muscle)'에 게재됐다.